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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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보다 사람을 친하라는 말씀이.... 1474.

혜 촌 2010. 5. 3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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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평짜리 방에 부엌과 화장실 포함해서 6평인데 기둥은 거의 그리스 신전(神展) 수준의

굵은 걸 세우고 보니 어찌보면 잘 했다 싶기도하고 또 어찌보면 너무 심하게

굵은 것 같은데 작업 과정이 가관이다.

 

저 길고 무거운 걸 부산의 후배들 네명이 와서 옮기고 세우는데

그야말로 천신만고 끝에 마치긴 하였지만 젊음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을

오로지 패기 하나로 해치우는데 옆에서 보기가 안스럽고 아슬아슬해서

내가 직접하는 것 보다 훨씬 더 힘들고 신경쓰였지만 어쩌랴...

나이가 있는걸... 내가 10년만 젊었어도 혼자 해 치웠겠지만.ㅎㅎ

 

 

8인치 블록 기초위에 저 굵은놈을 그냥 세우기엔 아무래도 안정성 문제와

균형잡기가 불안해서 부랴부랴 문짝 사 온 양산의 "가람 민속당"에 가서

주춧돌용으로 저놈들 10개를 사 와서 깔았다.

개당 2만원짜리지만 사장님의 특별배려로 16만원에....

 

그야말로 생똥을 싸 면서 작업을 하는데 마지막 남은 한 놈이 제일 굵고

긴 놈이 남아서 도저히 인간의 힘으론 불가능한지라 부득이 50센티정도 잘라내고

세웠는데 그래도 기둥의 위세가 거의 절 집 수준이라 완전 고정을 시킨다음

적당한 높이로 잘라 낼 생각이다.

 

고진감래라고 저런 노가다 할려고 온 후배들이 아닌데 기둥이 예상보다

하루일찍 도착한 탓에 물 만난 고기처럼 일을 시켰으니 그대로 보냈다간

벼락맞을 처지라 그 유명한(?) 껍질붙은 국산 생 삼겹살에 상추니 부추, 쑥갓

헛개나무 잎에 소주로 입 막음하고 김장김치에 상추, 꺂잎 장아찌까지

봉지봉지 싸서 보냈는데 은근히 걱정이다.

몸살이라도 나지 않았는지....

 

일당주고 시키는 일꾼들이었으면 죽어도 못해 낼 일을 선후배라는

정(情) 하나 때문에 기어코 다 마쳐주고 떠난 후배들이 고맙고 대견스럽다.

"돈 보다 사람을 친하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