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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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것은 어디에도 없기에.... 1501.

혜 촌 2010. 8. 14.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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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으로 쓰러진 오이 고랑에 갔드니 여기저기 잘 익은 오이들이

무더기로 포옹을하며 사랑을 나누고있다.

내가 바빠서 제대로 성교육을 시키지 못한 탓이라 누굴 원망할수도 없고....

 

마무리 공사 한다고 한참을 일하는데 따르릉~~~

"야! 니 아직도 안오고 뭐하노? 다 와 가나?.."

"으응~ 그래 일하다보니 늦었다. 몇시고?.."

"우리는 벌써와서 묵고있다. 빨리온나..."

시계를 보니 6시 22분이다. 6시반까지 모이기로한 초딩친구들 모임의 회장인데

읍내까지 가려면 적어도 30분은 걸리는데 일하다보니 시간개념을 완전히

잊고 몰두한게 화근이다.

게다가 온 몸이 흙투성이라 샤워라도 하고가야 하는데....

 

늦게 간 죄로 벌주를 따따블로 마시고도 백배 사죄를 하여 모임은 치뤘지만

안주가 삼계탕이 아니었으면 녹초가 될 뻔 했었다.

 

흙집 하나를 새로 짓는다는거, 무에서 유를 창조 한다는거....

아무나 하는일이 아닌 줄 알면서도 기어이 시작해서 마무리 해 가는건

하늘의 선녀를 기다리는 것 보다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산촌의 나뭇꾼에겐 선녀를 만나는 일 보다 더 좋은것은 어디에도 없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