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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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잡아도 600 만원이 넘는.... 1366.

혜 촌 2010. 1. 1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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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놈의 바람이 이렇게 세게 부는지 집 뒤의 대나무들이 혼쭐이난다.

이리휘청 저리휘청 바람따라 흔들리는 모습이 사춘기 소년의 마음같이

갈피를 못 잡고 부데낀다.

 

뒷마당이 북쪽이라 거센 북풍이나 막아보려고 오죽(烏竹) 두어포기와

복조리 만드는 산죽(山竹) 몇포기를 심었었는데 세월이 한 10년 흐르고 나니까

이젠 아예 대밭이 되어버렸다.

덕분에 거센 북풍이 집으로 직접 부딪히는건 면했지만....

 

최근에는 "오죽"이 조경수로 각광을 받으면서 한 포기에 2만원 정도 한다고 하는데

그 값으로 따지면 300 포기가 넘으니까 대충 잡아도 600 만원이 넘는 자산이

겨울바람에 휘날리고 있는거다.ㅎ  

 

"오죽"이란게 대체적으로 잘 안자라고 크게 안 번지는거로 알려져 있는데

저놈들은 토질이 잘 맞는지 크기도 잘 크고 집 건물쪽으로 엄청나게 번져서

봄이면 죽순으로 지뢰밭이 돼 버리는데 어지간히 잘라 주었는데도

저렇게 왕성하다.

 

게다가 "산죽"도 덩달아서 새끼치고 키 키우며 오죽과 영토전쟁 중이라

그 틈새로 바람 다니기도 벅찬지 돌아 다니는게 눈에 훤히 보인다.ㅎ

 

갈색 겨울에 초록물결로 파도치는 대밭에 또 하루의 해가 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