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카테고리 없음

니는 알고 나만 모르는 진리 .... 2712.

혜 촌 2016. 12. 22. 20:28
728x90

 

 

 

어제밤에 내린 비가 이 지역 기상청 이바구로는 58mm라고 하는데

이곳에는 그거보다 더 내렸는지 산수(山水)가 막혀 버렸다.

하긴 비가 곱게 안 내리고 바람도 제법 불어가며 내렸는지

처마밑의 개밥들이 전부 비에맞아 퉁퉁 불어있는거 보니 낙엽땜에

산수(山水)입구가 막힌 건 당연하겠지...

 

딱히 시간에 쫒겨가며 일 할 처지나 나이는 아니지만

먹는 물이 졸~졸~ 거리는데 도리가 있나 산으로 올랐다.

"뻥구"야! 가자...하며 뻥구만 데리고....

 

낙엽에 꽉! 막힌 물, 시원하게 뚫고나서 다시는 안 막히도록 한다고

가져 간 중태기 잡는 그물망에다 호스를 꼽고 그 밖에다 다시

양파망을 쒸워서 저 물속에다 박아놓고는 굵은 돌들로 꽉! 눌러놓았으니

다시는 티끌도 안들어가고 물이 막히는 일은 없으리라....

(요거는 내 희망사항이고....)

 

마치고 슬슬 내려 오려는데 혼자인 뻥구를 보니 은근히 부화가 치미는데

주인인 내가 산에서 일하는데 "갑순이" 요년은 어떻게 생각할까?  싶어

"여보!  그 묶어 논 갑순이 그 년 좀 풀어 줘 봐라"

집 사람한테 전화 딱 해놓고 슬슬 산에서 내려오는데

집에 다 올 때 까지 소식이  없다.

 

며칠 전 부터 갑순이가 발정을 해서 임신 못하도록 몪어놓고 금욕(?)을 시키는 중인데

아! 요년이 풀어주면 당연히 주인이 있는 산으로 와야할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동네 뭇 숫개들 한테 가버린 것이다.

 

사람도 못 믿는 세상에 발정한 암캐를 믿은 내가 어리석은 것인지

그래도 기다려본 내 순진함이 아름다운(?) 것인지는

"니는 알고 나만 모르는 진리"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