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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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에서 마시는 따뜻한 커피 ..... 2516.

혜 촌 2016. 2. 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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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춥고 목은 마르제

그기다가  손까지 시려오니

건조 주의보고 나발이고

내 알바 아니다.

 

눈 덮힌 돌짝의 눈을 대충 치우고

꼿꼿하게 서 있는 죽은 싹다리 나무를

잘라모아 불을 피웠다.

 

얼음 물 같은 캔 커피 통은

불 옆에 나란히 놓고....

 

설이라고 손주놈들 데리고 온 큰 놈

젭사게 고로쇠 호스 점검 좀 하러가자고

사기 비슷하게 꼬셔서 데리고 산으로 갔다.

 

눈 덮힌 호스를 일일이 털어내고

끊어진 곳 찾아 잇는데

서산머리 해가 슬슬 저거집에 갈라칸다.

 

눈 속에서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잔

"인자 니 다 묵어라..."

'아부지 한 모금 만 더 하소!"....

 

남아있는 불꽃을 조상 묘 봉분 쓰듯

눈으로 덮어주었는데

내일까지 불씨가 살아 있을까?.

 

내일 또 산에 올라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