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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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녹듯 비워줘야 하는 여백이기도.... 1722.

혜 촌 2012. 1. 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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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첫 눈이 내렸다.

늦은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서설(瑞雪)이  금새 장독간을 하얗게 덮었다.

바람과 함께라서 많이 날려 가 버렸지만....

 

새해라고 연신 울어대는 전화벨 소리와 복 많이 받으시라는 문자가

줄을 서서 기다리는것도 불편해서 천년을 거슬러 돌아 간 석굴암에는

인파에 밀려 은둔 해 버린 오래된 부처가 그 많은 중생들의 소원 하나 하나를

귀담아 듣는다고 귓볼이 늘어질데로 늘어져있다.

 

구름에 얼굴을 가려버린 햇님을 대신해

구름 스스로가 눈이되어 만들어주는 하얀세상....

새해가 주는 선물은 순백(純白)이다.

그리고싶은 모든 그림을 마음대로 그려보라는 희망과 자유다.

눈 녹듯 비워줘야 하는 여백이기도 하고.....

 

겨울 눈 녹은 자리와

봄 목련 꽃 떨어 진 자리같이 추하지는 말아야 할텐데....

님 떠난 자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