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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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정말 좋아하고 있다는 걸.... 1298.

혜 촌 2009. 10. 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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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낙엽되어 산수(山水)와 같이 졸졸 흐른다.

 

어제 저녁 날씨가 하도 맑고좋아 일기예보에는 비가 온댔지만 전혀 올 폼이 아니어서

평상에 널어 둔 곶감과 장아찌용 감 말리던 걸 그냥두고 울산지인과 운문재에 올라

파전에 막걸리 두 주전자 비우고 내려왔었다.

 

그때까지도 별이 총총해서 그대로 자려다가 그래도 기상청의 예보인데 싶어

평상의 감을 전부 거실로 옮겨 펴 놓았드니만 아니나 다를까 새벽에 비가 바람을 몰고

쏟아지는데 진짜 까딱했어면 까딱할 뻔했다.

곶감이야 말리든 감 비 맞춰놓으면 전부 버려야 하기에.... 

 

늦은 밤 귀찮아도 비 설거지 잘 해 두었지 안했으면 싫것 깍고 자르고 말린다고

고생한 보람도 없이 다 버릴 뻔 했다.

만사 불여튼튼이라 했든가....

 

 

 

비가 내린 탓인지 여울이네 벼 벤 논에 메뚜기는 한 마리도 안 보이고

목 추긴 배추들만 신나게 춤을 추는데 그림같이 말라가는 곶감 모습이 내 눈에는

홍조 띤 선녀의 볼로 보이는 걸 보면 선천성 그리움증이 깊어가나 보다.ㅎ

 

가을...

너는 아느냐! 내가 널 정말 좋아하고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