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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방과는 달리 비는 안 오는데 미친바람이 천방지축으로 불어
고춧대가 부러질 것 같아 세번째 줄 친다고 생 씨껍했다.
바람은 불지 고추가지는 죽는다고 휘어지지 혼자서 네 고랑 줄 치고
고추와 고추 사이마다 다시 한 마디씩 줄 끼리 붙들어 매는데
앉았다 일어섰다 새빠지게 하고나니 바람이 불어도 고춧대는 튼튼해 졌다.
그래도 비가 안 왔으니 다행이지 만약 비바람이 불었다면 꼼짝없이
생쥐꼴이 되드라도 해야 할 일이라서 불행중 다행이다.
농사 일이라는게 예정된 일정표대로 만 하면 좋겠지만
이렇게 기후에 따라서 돌발적인 일이 많이 생기는 일이라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은 꼭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그래도 저 고추놈들은 내가 옆에 있어서 급하게 줄이라도 새로쳐서
묶어주고 하니까 다행이지만 어쩌다 한번씩 외로움에 흔들리는 내 마음은
묶어 줄 사람도 의지 할 줄도 없어서 탈이다.
하긴 뭐 유기농 좋아하고 자연산 좋아하니 내 마음까지도 자연산으로
다스려 보는 것도 가치가 있을지 모르겠다.
느티나무 가지가 활 처럼 휘어져도 부러지지 않는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