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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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산촌에서 제일 부자다... 1117.

혜 촌 2009. 3. 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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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가 산촌에서 제일 부자다.

 

작년에 거름 실어 다 준 김사장이 올해는 소 사료값이 올라서

거름으로 소 사료작물 키우는데 다 넣어야 한다고 내게 줄께 없다길래

인근지역에서 소똥거름만 전문으로 생산하는 집을 소개 받았다.

 

5톤 트럭 한 차에 22만원을 주었는데 갑자기 돈 가지고 온 게 없어

여울이네 집에서 20만원 빌려주었지만 돈이 문제가 아니고

봄 채소 씨앗 뿌릴때는 다 되었는데 거름없이 맨 땅에 심을수는 없다.

비료만 주고 심기는 더더욱 싫고....

 

5톤 트럭이라길래 동네에서 들어오는 "말대가리" 집 모퉁이에

못 들어올 줄 알았는데 아슬아슬했지만 들어 와 준게 기특하고

싣고 온 거름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게 냄새가 구수~한게

최상품이라 더 좋다.

 

농협에서 몇 천원씩에 파는 "부산물 퇴비"니 "유박거름"이니 하는 것 들은

아무리 많이 넣어도 소똥거름을 따라올 수 없는 건 산촌에선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상식중에 상식이다.

 

저렇게 잘 뜬 퇴비를 5톤 트럭에 한 차를 가져다 놓았으니

지금 내 눈엔 싱싱하게 자라는 상추, 배추, 무우 등 유기농 채소들 만 보이고

빚 진 20만원은 안중에도 없다.

이 동네에서 내 만큼 거름많은 부자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ㅎ

 

농사꾼이 거름보고 탐내지 않으면 농사꾼도 아니겠지만

저놈들을 혼자서 일일이 고랑에 가져다 깔 생각을 하면 아찔하지만

그래도 오늘만큼은 내가 부자다.

 

자연에서 얻은 고로쇠 물을 팔아서 그 돈으로 다시 거름을사다

자연에 돌려주는 친환경 순환농법 처럼  내가 주는 사랑도 좋은 밑 거름이 되어

예쁜 꽃 송이송이 피웠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