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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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배추를 키우는게 아니고.... 1340.

혜 촌 2009. 12. 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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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 남아있는 쌈배추들이 조금씩 살아나고있다.

모진 추위에 얼어버린 겉 잎은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 노란 속 잎들이

생기를 되찾아가는 모습에서 생명의 신비를 다시금 느낀다. 

 

하찮은 배추도 상처받은 자신을 스스로 치유해가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들은 조금만 상처를 받아도 아파하고 괴로워하는걸 보면 다 같은 생명이라도

마음이 있고 없고에 따라서 차이가 나는가 보다.

 

단순생명이 가지는 본능적인 생명력을 배추가 가졌다면 사람들은

본능적인 생명력은 간과하고 마음이라는 생각에 너무 집착하다보니

회복이 늦거나 불가능해져 버리는지도 모른다.

욕망을 버리고 생각을 버리고 마음을 비워야만 진정한 생명력이 살아나는데....

 

자연에 살면서 느끼고 배우고 깨우치는건 많아도 내것으로 만들려는 욕심과

내꺼라는 아집에 묶여 허우적거리는 자신이 안타깝다.

주어지는데로 있는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하고 나누면 될것을...

 

내가 배추를 키우는게 아니고 배추가 나를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