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카테고리 없음

내가 바보인지 세상이 바보인지.... 1460.

혜 촌 2010. 5. 13. 22:43
728x90

 

 

아침 10시부터 동네 경로당 앞에서 농기구 순회 수리반이 도착해서

무상으로 고쳐준다기에 작년부터 시동이 안 걸려 사용을 못하던

"예취기"(풀 베는 기계)를 가지고 나갔다.

 

오랫동안 사용 안 해서 기름 들어가는 호스가 삭아 교체하고 캬부레타를

에어펌프로 청소하고나니 웽~~ 잘 돌아간다.

 

농기구라는게 날마다 사용하는게 아니고 한번 사용하면 몇 개월마다

아니면 1년에 두세번 사용하는거라서 관리, 보관하기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었는데

알고보니 간단하다.

사용한 후에는 반드시 기름을 다 빼 버리고 보관하면 된다는거다.

해마다 정기적으로 봄이면 무상수리를 나오지만 원래의 목적은 수리가 아니고

수리를 통해서 농민들에게 농기구 관리를 이렇게 하면된다는 교육이 목적이란다.

 

무상수리마져도 제 시간에 안 나오고 느지막히 나온 할배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현장을

핫바지 방귀새듯 슬거머니 빠져나온 이유는 배울 것 다 배웠기도 하지만

더 오래있다가는 "이사람 한잔해라!"에 걸리면 거의 89%는 초죽음이기 때문이다.

10%는 안주가 부실해서고 나머지 1%는 댓병으로 들이대는 막소주에 약해서다.

 

예초기를 고친 건 제초제 대신해서 잡초들에게 수시로 삭발을 시켜주기 위한것인데

지놈들이 얼라를 못 만들면 금년에야 그럭저럭 버텨도 내년에는 꽃 피워 씨 날려보낸 사실이

전혀없으니까 잡초가 생길 이유가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다.

그래도 잡초가 또 생기면 국립 과학수사 연구소에다 유전자 감식이라도 시켜서

어느놈이 범인인지 밝혀 법정 최고형에 처해야 하지않겠느냐...고 하면

내가 바보인지 세상이 바보인지 아리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