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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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파리들 때문에 왠만하면 할 거 아니었지만.... 1484.

혜 촌 2010. 7. 16.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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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땡땡이 친 것도 있고 오늘은 아침부터 새빠지게 일하는데

겨우 오전 일 끝내고 나니 집사람이 "당신 쉬는동안에 내가 게빌테니

콩잎 좀 따가오소!" 한다.

집사람이 시키는 일이라면 오줌누다가도 끊고 해 주는 체질이라

"알았다!."하고 밭에 나가니 그야말로 콩잎이 제철이다.

사진에 나오는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4개의 저 연두색 잎들을 따서

"지"를 담아야 하는데 짙은 초록잎으로 만들면 질기고 맛이 반감하는지라

한찬을 따 들어가는데 슬그머니 뒤에 온 집사람 하는 말....

"깻잎도 좀 따 오소!"....

 

 

이왕 버린 몸 깻잎이 아니라 뽕잎인들 못따랴...

깻잎고랑에도 장마탓으로 잎들이 부드럽다 못해 보드랍다.ㅎ

그렇다고 아무 잎이나 따 장아찌를 담궈 놓으면 먹을때 질기기도 하지만

맛도 많이 떨어지기에 깻잎 순 바로밑의 두 잎사귀만 따 챙겼다.

 

 

윗사진에서 없어진 잎사귀를 잘 찾아보면 어느 잎사귀가 장아찌가 되었는지 알겠지만

장아찌의 기본은 재료의 부드러움과 양념의 조화에 있는 법....

 

 

새로짓는 황토방에 야간 작업등 켜 놓고 한창 몰두하는데

"ㅎㅎ밤에도 작업하는 걸 보니 어지간 합니다.!..."하고 여울이네 내외가 들이닥친다.

"그렇잖아도 그만 할려는데 잘 왔다. 시마이 술이나 한잔하자."

 

삼겹살 고추장 구이에 죽어나가는 소주가 숨이 막힐즘 느닷없이 집사람이

낮에 딴 콩잎과 깻잎을 들고 나온다.

착착 게벼 논 잎들을 실로 꽁꽁 묶어서 장아찌 담 굴 준비를 하는건데

여울이도 기꺼이 동참 해 주니 빨리 해 낸건지 시간이 금방 가 버린건지 알수가 없다.

 

이웃이라는 거....

황토방 짓는다더니 다 되어가는지 어떤지 궁금해서 찾아 봐 주고

늦게라도 오는 이웃 소주라도 한잔 대접하며 담소를 나누고 돌아갈 때

처형이 사다 준 수박 반 토막, 달걀 여나문개 쥐어서 보내는 거 아닐까?....싶다.

 

야간작업... 그거 날파리들 때문에 왠만하면 할 거 아니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