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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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오리알 처럼.... 1021.

혜 촌 2008. 11. 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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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기왕성한 후배들이 오면 산수(山水)보수공사를 마무리 하렸드니

말짱 도루묵이 되버렸다.

까딱했으면 송장 치울 뻔 하였으니...

 

두 놈은 아예 연락도 없고

한 놈은 어제 저녁에 과음했다고 안 오고 

한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를 헤메다가 세 시간만에 도착한 한 후배

차에서 내리는데 선녀와 공주를 동행 한 것 까진 좋았는데

 

삼겹살에 소주, 과일에 떡

싫것 구워먹고 마시고 드디어 산에 오르는데

시멘트 운반 부탁은 아예 꺼집어 내지도 못하고 맨몸으로 가다가

중간 쯤에서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퍼져 버린다.

술에 취해서 어지럽다나....

 

내가 심장마비로 죽었다 살아났는데 혹시 이놈도 그런게 아닌가 싶어

얼마나 놀랬는지  그만 내려가자고 살살 꼬셔서 하산 했다.

휴~~! 생각만 해도 아찔했지...

 

심지도 않은 "꽃호박"이 뒤늦게 생강나무에 기어 오르더니

기어코 저런 열매를 맺었다.

이 늦은 가을에 우짜자고 저러는지 안타까운 모습이

꼭 후배들 기다리던 오늘의 내 모습같다.

낙동강 오리알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