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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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산촌을 더 사랑하는.... 1336.

혜 촌 2009. 12. 4.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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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 짧고 밤이 길어지니 자연히 술자리도 잦아진다.

오늘은 임천선생 집에서 동네 젊은이들과 저녁겸 회식자리를 가졌는데

상에 올라 온 안주가 일품이다.

 

제 철이라는 생굴과 호르래기 살짝 데친 것에다 막걸리다.

한마디로 그림같은 안주라서 막걸리가 저절로 술술 넘어간다.

 

농어촌 일자리 창출사업의 하나로 동네 주민들 20여명에게 매월 7~80만원의

소득을 올리게 해 준 젊은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임천선생의 배려로

마련된 자리였지만 분위기가 좋다보니 형님 한잔, 아우 한잔에 막걸리 반 말이 날아갔다.

 

산촌 유학센터를 겸해서 운영하는 아우들이라 현재도 1, 2학년이 없는 이곳 분교에

4명이 졸업하는 내년부터는 1, 2, 3학년이 통채로 비고 4, 5, 6학년 다 해서

12명으로 줄어드는 분교의 폐교문제가 화제로 올랐다.

 

2~3년내로 폐교가 되리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동네 정서 상 폐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데

인식은 같이 했지만 분교를 유지시킬 마땅한 대안 찾는데는 실패를 했다.

지금 얼라를 만들수도 없고 도시에 직장을 가진 동네 어르신 자녀들을 강제로

잡아 들일수도 없고.....

 

초등학교때만은 자연과 가까이 하며 자녀들의 인성을 길러주고 싶어하는

열린 부모들을 설득하여 이주를 시키는 방법도 거론되었으나 이주 해 와서

불편없이 생활할 수 있는 거처가 없으니.....

 

멋진 안주와 술자리였으나 대화의 마무리를 멋지게 결론짖지 못해서 안타깝다.

그래도 좋다. 산촌이.

나 보다 산촌을 더 사랑하는 젊은이들이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