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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다가 X 됐다.ㅎ
행여 선녀가 오면 황토방 화로에서 구워줄려고
가을에 줒어다 김치냉장고에 넣어 둔 밤이
저 모양 저 꼴이다.
왼쪽놈은 그나마 좀 성한 놈들이고
오른쪽 놈들은 완전히 썩은 미이라다.
두 놈 다 말라 비틀어져서...
그러나 가운데 한 놈은 아들 결혼식 때
사돈댁에서 보내 온 폐백 음식에 들어있던 놈인데
싱싱한게 말짱하다.
원인을 살펴보니
내가 줒어다 김치냉장고에 넣어 둔 놈들은
비닐봉투에 안 담고 그대로 넣어서 수분이 다 도망가 버렸고
사돈댁에서 온 놈들은 비닐에 넣어 묶은 채 넣어서
수분이 그대로 남아있어서인 것 같다.
해마다 밤 보관에 실패하다가
김치냉장고에 넣어두면 된다고해서 넣었는데
껍질이 멀쩡하길래 성공했구나..싶었는데 말짱 도루묵이다.
그래도 비닐에 밀봉해서 넣어두면 된다는 걸 배웠으니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폐백 때 온 밤이라 굵기도 굵고...
성공과 실패가 어우러진 황토방 군밤
어느 선녀가 맛보게될지 나도 모르고 니도 모른다.
어쩌면 나뭇꾼 혼자 다 먹어 치울지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