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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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꾼 혼자 다 먹어 치울지도.... 1042.

혜 촌 2008. 11. 2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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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다가 X 됐다.ㅎ

행여 선녀가 오면 황토방 화로에서 구워줄려고

가을에 줒어다 김치냉장고에 넣어 둔 밤이

저 모양 저 꼴이다.

 

왼쪽놈은 그나마 좀 성한 놈들이고

오른쪽 놈들은 완전히 썩은 미이라다.

두 놈 다 말라 비틀어져서...

 

그러나 가운데 한 놈은 아들 결혼식 때

사돈댁에서 보내 온 폐백 음식에 들어있던 놈인데

싱싱한게 말짱하다.

 

원인을 살펴보니

내가 줒어다 김치냉장고에 넣어 둔 놈들은

비닐봉투에 안 담고 그대로 넣어서 수분이 다 도망가 버렸고

사돈댁에서 온 놈들은 비닐에 넣어 묶은 채 넣어서

수분이 그대로 남아있어서인 것 같다.

 

해마다 밤 보관에 실패하다가

김치냉장고에 넣어두면 된다고해서 넣었는데

껍질이 멀쩡하길래 성공했구나..싶었는데 말짱 도루묵이다.

 

그래도 비닐에 밀봉해서 넣어두면 된다는 걸 배웠으니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폐백 때 온 밤이라 굵기도 굵고...

 

성공과 실패가 어우러진 황토방 군밤

어느 선녀가 맛보게될지 나도 모르고 니도 모른다.

어쩌면 나뭇꾼 혼자 다 먹어 치울지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