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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진 이 산촌에서 감히 내 영역에
처들어 온 놈이 없었는데 올해는
강력한 도전자를 만났다.
알밤을 요렇게 얌전하게 깍아 먹는
다람쥐 놈들이야 애교로 봐 넘길 수 있지만
밤숲에서도 가장 씨알좋은 밤나무에
멧돼지가 나타난 것이다.
요놈은 밤을 지근지근 씹어 알맹이만
쏙~ 빼먹고 껍질만 버리는데
다람쥐에 비하면 덩치 값 하는거다.
하긴 뭐 지꺼도 아니고 내꺼도 아닌 알밤
먼저보고 먼저 먹는 놈이 임자지....
그래도 밤 주어러 다니면서 요런 자연산
더덕을 발견하는 재미는 아무도 모른다.
귀한 님 오시면 캐서 더덕구이 해주려고
얌전히 모셔 놓고 왔다.
나만 아는 비밀 장소라....
귀여운 다람쥐와 우왁스런 멧돼지
향기로운 더덕과 시원찮은 촌부가
어울려 살아가는 곳....
오늘도 밤 숲에선 경쟁이 치열하다.
먹고 살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