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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마당 산초나무에 빨간 열매들이
"우리 다 익었어요. 빨리 좀 따 주세요!" 하고 기다리는데
옆 산 밤나무 숲에 밤 주어러 갈 시간은 있어도
저놈들 따 줄 시간은 안 생긴다.
솔직히 말하면 시간이 안 생기는게 아니고
나무의 까시가 워낙거세 따기 싫어서 차일피일 미루는거다.
따긴 따야 하는데....
산촌에 살면서 수입이라곤 봄에 고로쇠 물 받아 파는 것 조금하고
여름에 가뭄에 콩 나듯하는 황토민박 몇 건에
가을 김장배추 저려 파는 게 전부라서 내가 마시는 막걸리 값에도 못 미치지만
그렇다고 저런 것 까지 따다 팔러다닐 용기(?)는 안 생긴다.
굶어 죽어도 양반행세는 하고 싶어서....ㅎ
사실 저런 조미료는 집에서 1년내내 먹어봐야 두어주먹이면 되고
까시에 찔려가며 혀 빠지게 따 봤댔자
말리고 씨 골라내고 가루 만들어서 나눠줄 곳을 찾아야 할 형편이니
자연히 소홀해 질 수 밖에 없다.
공짜로 나눠먹는 농산물엔 택배비 무료로 해 주면 안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