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라 한가한 시간이지만
정초라서 함부로 보낼 수 없는 시간이라
김천 지례면의 "대휴사"를 찾았다.
경부고속도로 김천 인터체인지에서 내려 3번국도로
15킬로 정도 남향하면 쉽게 찾을 걸
대구에서 성주로 돌아돌아 찾아 간 길 헛되지는 않았다.
요사채 양지바른 문 틀에 자라는 저 생명들 처럼
가지런히 정돈 된 포근함이 반긴다.
대웅전 앞에 버틴 이름모를 암벽이 지닌
세월의 무게를 가늠하기엔 역부족이였지만
바로 밑 생경스러운 용 머리 조각에서 흐르는
감로수의 맛은 천년을 흘러 온
맥의 깊이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인파에 찌들려 피곤이 역력한 모습으로
그만 옆으로 눞고 싶어하는
대구 팔공산 갓바위 돌 부처를 보고 온 뒤라서 그런지
비록 녹 슬고 뚜껑도 없는 부족한 모습으로
요사채 앞 마당에 놓인 작은 무쇠 솥 하나가
훨씬 더 평화로워 보이는 건 나만의 느낌이였을까?...
다동(茶童)스님....
어떤 분이길래 그렇게 고운 글과 사진을
해맑은 지식으로 그려내는지 궁금해서 찾았지만
금지된 성역을 넘어 간 것인지
그 성역을 넘어 온 승려가 된 선녀를 만난 것인지 알 수 가 없다.
청순한 모습의 외모와는 달리
세상을 품고있는 온화함에 너그러운 배려까지
다 주고도 더 줄게 없을까? 생각하다
떠나는 이의 뒷 그림자까지 챙기는 애틋함이
천상의 일상이 몸에 벤 선녀의 자태 그대로다.
"선녀하고 같이 오셨군요..."
동행한 우리 집사람이 선녀인걸 그렇게 빨리 알아보는 것도
자신의 업보를 소멸 키 보다는 중생을 선계로 이끌기 위해 베푸는
촛불이 되고자 함일진데....
평생에 한번은 꼭 만나봐야 할 茶童스님
새해 첫번째 이룬 소중한 인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