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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집사람과 내가 먹은 아침상이다.
다섯가지 나물에 김, 그리고 동태찌게.
귀 밝기 술 한잔은 당근이고....ㅎ
오후부턴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보름달을 볼 수 있다는 예보와는 달리
하루종일 비도 아닌것이 눈은 더욱 아닌것이
오는것도 아니고 안 오는것도 아닐만큼 추적추적 내리는데
무료한 시간을 때우려고 동네에 나가다가
농장에서 10미터도 못 벗어난 지점에서 사륜구동인 내차도 미끄러져
탈출해서 돌아오는데만 한 20분 씨껍을 했다.
옛부터 대보름 날에는 개한테는 밥도 안 주고
소 한테만 쌀밥을 해 먹인다는 건 개는 평소에도 빈둥거리고 집만 지키고 놀지만
소는 대보름이 지나면 농삿일을 시작해야하니까 잘 먹이라는건데
그렇다고 돌쇠랑 갑돌이 갑순이 굶길수는 없고....
평소같으면 귀밝기 술 한잔하자고 전화가 오거나 내가 했을텐데
내가 못 나가는 걸 동네에서 눈치챘는지 아니면
내 인기도 하향길로 접어든건지 오늘따라 조용하다.
깜깜한 정월 대 보름날 밤은 깊어가는데
복분자 술잔에 뜬 형광등을 님의 모습인양 가슴으로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