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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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딱했으면 까딱 할 뻔 했다..... 1008.

혜 촌 2008. 10. 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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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블런스의 쿠션이 그렇게 딱딱한 줄 처음 알았다.

바늘손으로 쥐어짜는듯한 가슴의 통증에 자꾸만 감기려는 눈의 무게가

천 만근도 더 되는데 "눈 감지 말고 정신차리라"는 친구들의 애타는 목소리와

등줄기에 와 닿는 앰블런스의 딱딱한 느낌만은 느낄 수 있었으니까....  

 

지난 토요일 밤....

초등학교 친구들과 신나게 회식을 하고 노래방에 가서는 시작도 하기전에

갑자기 조여오는 가슴의 통증과 비오듯 쏟아지는 진땀으로 인근 병원 응급실에

업혀갔더니 당직의사의 청천벽력같은 진단이다.

"협심증입니다. 1분1초가 급하니 가족들 부르시오!".....

 

집이있는 부산 쪽 병원으로 가려는 내 의지는 완전무시되고 일방적으로

앰블런스에 태워진채 울산 동강병원 수술실로 직행, 막힌 심장의 혈관을 뚫고

중환자실에서 하루, 일반 병실에서 5일.....

 

심근경색이라기도 하는 이 병은 최초 발병으로부터 30분이내 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아야 살고 늦어면 죽는다는 그야말로 최악의 병인데

다행히 옆에 친구들이 빨리 병원으로 옮겨 주었고 병원 당직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수술처리가 가능한 큰 병원으로 일사불란한 후송조치등이 날 살린 것으로 보인다.

진짜 "까딱했으면 까딱 할 뻔"했다....

 

평소 정상혈압에다 당뇨도 없지 한번도 가슴쪽이 아파 본 적도 없는데

갑작스럽게 찾아 온 협심증....

막힌 심장의 혈관을 뚫고나니 거짓말 같이 정상으로 돌아 왔는데도

가족들과 친구들 걱정은 태산이다.

이제부터라도 제발 몸 조심 좀 하라고....

 

저승과 이승의 갈림길에 섰던 나를 다시 이승으로 돌아오게 도와 준

모든 분들께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특히 응급실과 수술실 의사들과  정다운 내 친구들....그리고 정신이 다 나가버린

가족들과 멀리서 함께 성원을 보내주신 블로그 님들께.

 

김장배추의 저 푸른 속 살 같이 내 심장도 튼튼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