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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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도 없이 선녀 기다리는..... 1381.

혜 촌 2010. 2. 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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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질투하는 동장군(冬將軍)의 심보를 이해 못하는바는 아니지만

실연당한 연인의 배신감 처럼 무섭다.

그렇게 잘 나오던 산수(山水)를 하룻만에 저렇게 얼려 버렸으니....

 

하기야 맺어질 수 없는 운명이라며 가장 슬픈 표정으로 떠난 사람이

돌아서자 마자 다른 연인과 즐기는걸 본 것 처럼

죽여버리거나 죽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낄만도 하다.

 

겨울을 위해 자신의 옷을 다 벗고 나신으로 함께하던 나무들이

갑자기 봄이 온다고 가지마다 움을 튀우고 꽃 몽우리로 단장을 하고있으니

그 배신감을 주체못한 겨울의 분노가 세상을 다시 동토(冬土)로

만들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시간과 물이 흘러가는 것은 썩지않기 위함이고

만나면 헤어지고 떠나면 돌아오게 되는 인연법칙을 알고나면

그게 다 부질없는 짓이라는걸 느낄께다.

 

겨울아!

이제 편한 마음으로 봄에게 네 자리를 물려 주려무나

여름지나 가을 떠나면 다시 네가 돌아 올 기약이라도 있지않느냐....

기약도 없이 선녀 기다리는 나도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