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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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이 또 하나 늘었다.... 1519.

혜 촌 2010. 9. 1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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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지고 갈 채소들을 준비하고 보니

제법 그럴듯하다.

노각이야 이웃에 나눠먹을 셈이지만

파는 추석때 쓴다고 집사람이 부탁한거고

토종 찰옥수수와 호박순들은 큰아들과 며느리에게 보낼꺼다.

 

아들놈이 저 찰옥수수를 워낙 좋아해서 첫수확한 놈으로 보내는데

저 호박순은 사연이 좀 있다.

아직 며느리가 손주소식이 없어 서로 눈치보며 기다리는게 안타까워

호박순에다 전복을 넣고 푹 고와서 먹으면 애기가 안 떨어지고

확실한 임신이 된다는 전해오는 비방에 따른 것인데

아마 호박순 끝에있는 실 같은 더듬이가 아무거나 잘 감고 올라가는

끈질긴 생명력 때문에 그런 속설이 전해진 것 같다.

 

속설이고 비방이고 관계없이 효험이 있다면 천만다행이고

아니라도 영양보충은 될테니까 택배로 보내 보는거다.

애태우는 자식들을 그냥 보고만 있기에는 부모로서도 그렇고....

 

쫀득쫀득하고 달콤고소한 찰옥수수가 익어가는 산촌에

기다림이 또 하나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