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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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끝은 보이질 않는다.... 1204.

혜 촌 2009. 6. 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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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비가 왔다.

저렇게 말랐던 여울이네 논에도 상추고랑, 고추고랑에도...

 

장마...

지루하고 텁텁하고 짜증나던 그 장마의 시작이라는데

그래도 비가 내리니 반갑고 고맙고 즐거울 뿐이다.

소식없던 선녀가 찾아 온 것 처럼...

 

목이말라 축 늘어졌던 채소들이 진주처럼 반짝이는 빗물을 머금고

금새 생기를 되 찾는 모습은 경이로움이다.

이미 식어버린 줄 알았던 피가 뜨거움으로 용솟음치고

흐릿해진 눈 망울이 초롱초롱한 생기로 반짝이는 나뭇꾼의

선녀맞이 처럼...

 

거스럴 수 없는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야하는 산촌생활에서

반복되는 인연의 시작과 끝도 순리라는 걸 배운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그 끝이 다시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진다는 거...

 

목마른 대지를 촉촉히 젹셔 준 비는 왔는데

긴 기다림의 끝은 보이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