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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군밤이라도 만들어 대접할 수 있을까....하여
냉장실에 보관하던 알밤들을 땅에 묻었다.
마음까지도 묻어야 하는데 차마 그것까지는 묻지를 못하고....
해마다 밤을 줏어서는 보관에 실패를 거듭했는데
어느 블로그님이 땅에 묻어라는 충고에
잊혀진 추억의 기억이 되살아나 묻어 두기로 했다.
그 빛 바랜 추억이 바로 이른 봄만되면 밤 숲에서 돌 틈을 뒤져가며
싹이 막 올라오기 시작하는 밤을찿아 까 먹던 그 달콤함이었다.
그렇다고 그 희박한 생존율을 믿고 구리알 같은 내 빰을 맡길수는 없는 법
깊이 파서 묻어두지 못하는 게으름을 들깨 기피가루로 덮었다.
저게 생각보다 엄청 난 보온력과 발열기능을 가졌기에...
저 위에 다시 흙으로 위장막을 쳤으니
루팡이 살아 돌아온다해도 저 자리를 찾기는 하늘의 별 똥침 넣기일께다.ㅎ
시간을 묻은건지 마음을 묻은건지
차라리 정을 묻어버린건지는 몰라도
하얀눈이 내리는 어느 겨울밤, 황토방 화롯불에 익어갈꺼다.
기다리던 선녀의 가슴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