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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가 찟어지도록 달렸다는 말이 실감 날 정도로
집 뒤 감나무에 감은 익어가는데
홍시 맛을 즐기는 건 까치 뿐이다.ㅎ
평년에 비해서는 반도 안 달린 감 흉작이건만
저놈들은 지몸도 셍각안하고 저 가냘픈 가지에 사정없이 매달려
선택의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감 장아찌를 담굴려면 지금따서 썰어 말려야한다는 집사람의 주장에도
조금만 더 기다렸다 하자는 내 속셈에는
어느날 갑자기 찾아 온 선녀에게 나무에 달린 홍시맛을 보여주기 위함인데
세월이 무상한지 인연이 없는건지 감 만 속절없이 익어간다.
산촌의 감이 홍시가 되도록 가을 깊어가는 건 안 아까운데
새 황토방에서 품어내는 촉촉한 열기가 가장 몸에 좋은걸 잘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우리만 즐겨야하는게 아쉽고 안타깝다.
땡감일때 장아찌를 담궈야할지 홍시가 되도록 선녀를 기다려야할지
그것이 문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