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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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맛을 아직 모르는.... 1524.

혜 촌 2010. 9. 2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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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밤같은 추석이 지나간다.

동네 할머니들이 추석 차례 지낸다고 집에있는사이

집사람과 둘이서 밤나무 숲에 갔드니 알밤이 제법 많이 떨어져있다.

전날 비 오고 바람불었으니 당근이지....

 

신나게 줍는것은 잠깐이고 들고오는 것에서 부터

멀쩡한놈 골라내고 벌레먹기 시작한 놈들 전부 빨가벗기는게 장난이 아니다.

그래도 멀쩡한 놈 네 봉지 만들어서 두 봉지는 사돈네 보내고

두 봉지는 선녀님들 군밤 구이용으로 김치 냉장고에 보관시켰다.

빨가벗긴 놈들은 수시로 밥에 넣어먹을 요량이고....

 

내일 아침에도 일찍 밤숲에 가자니까 집사람 왈

"싫것 줏어다 좋은 건 남 다 주고 벌레먹은 것 만 깐다고 생고생인데 안갈끼요!"다

"그래도 니 평생에 밤 그렇게 많이 줏어보니 재밋드라 아이가..."

"재밋기야 하지만 .... 오늘 밤에 자 보고..."다.ㅎ

 

산촌에 살면서 제 철에 밤 줍고 도토리 줍고 나물캐고...이런게 사는 맛인데

그 맛을 아직 모르는 집사람의 산촌 초보살이가 애틋하다.

아무래도 오늘밤에 종합검진이라도 해야할까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