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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송이가 토실토실 살쪄가고있다.
병원에 입원했던 휴대폰이 주치의의 사망선고를 받고 퇴원한다기에
읍내까지 운구하러 간 김에 새 휴대폰을 알아보니 종전것의 기계 값 할인료에다
새 것 값이 합쳐져 엄청난 투자를 요구하길래 2년동안 중고폰을 사용 할 것인지
과감히 새로운 놈을 맞이 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죽은자식 꼬치 한번 더 만져본다고
죽은 휴대폰에 밧데리를 넣어보니 왠 걸~~ 삐리릭 하고 전원이 들어오고
저장했던 번호들이 전부 살아난다.ㅎ
A/S센터 담당직원으로 부터 침수가 심해 더 이상 사용할 수가 없고 굳이
고친다면 수리비가 적어도 15만원은 더 들어간다기에 포기하고 기계라도 돌려달라고
했던 놈인데 그것도 밤 10시 반에 전화 받아서....
참 믿을놈이 없는 세상인지 죄 않짓고 살아 온 덕분인지는 몰라도
죽은자식 살아 온 것 처럼 반가운 마음과 아직도 믿을 수 없는 우리나라의
A/S수준에 터지는 분통이 묘하게 교차한다.
따르릉~ 따르릉~ 휴대폰이 울린다.
"어데요? 이렇게 비 오는날 한잔해야지... 오리집으로 오소!"
정상적으로 나오는 오리고기보다 서비스로 나오는 오리날개가 더 맛있는 집에서
울산 지인내외와 여울이 내외 이렇게 세 가족 함께 한 저녁겸 회식이 유난히
맛 있었던건 순전히 죽었다 살아 온 휴대폰 덕이다.
토실하게 살쪄가는 밤송이 처럼 가시돋힌 껍질이 휴대폰 A/S라면
고소한 알밤이 이웃의 정이다.
"에니 콜" ....
너희 들 정신차려라! 그 따위로 A/S 처리하다간 언젠간 코 다칠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