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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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람이 신이 못 되는건지.... 1187.

혜 촌 2009. 6. 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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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의 매실이 제법 통통한게 딸 때가 다 되었다 싶어 옆 산에 올랐다.

10년 전 쯤 귀농학교 친구들이 심기만 하고 버려 둔 매실나무의 매실을

따기 위해서였는데 길도없이 우거진 수풀 속을 헤메다 발견 한 산 머루 열매다.

 

매실은 수풀에 가려서 몇개 달리지도 않았고 열매도 작아 겨우 한 3~4킬로 밖에

못 따 왔지만 저 산 머루 군락지를 발견한 건 큰 횡재다.

 

금년에는 저 산 머루가 익을 때 쯤 가서 수확이나 해 오고 말아야 겠지만

내년 이른 봄 쯤에는 다시한번 들러 산 머루 어린 모종들을 캐다가

농장에 옮겨심을 생각이다.

어쩌면 근사한 산 머루 등쿨 그늘이 만들어 질지도 모르니까....

 

산촌에 살면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하는데 자연과 가까워지고 친해지는 시간보다

채소와 가까워지고 사람과 친해야 하는 시간들이 더 많은게 현실이다.

자연 속으로 들어가면 저렇게 때 묻지않는 순수한 열매들이 기다리는데....

 

그걸 또 내 곁으로 옮기고 싶은 인간의 욕심이 자연을 해치지나 않았으면 좋겠는데

나 역시 자연을 가까이서 느끼고 싶은 편리함의 노예가 된 것일까?

예쁘고 좋고, 귀하고 값나가는 건 농장에다 옮겨심고 싶은 마음이 앞서니까...

 

그래서 사람이 신이 못 되는건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