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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立秋라서 그런지 대추에 벌써 소녀의 볼 같이 빨간 물이 들었다.
엊그제 같은 한 해의 시작이 원두막 하나 짓는 동안에 스쳐가고
가을이 온단다.....
그리운 사람, 보고픈 사람... 아무도 만나지 못 한채 흘러 가 버린 시간들 처럼
인연도 시간을 따라 흘러가는 것인가 보다.
그냥 그 자리에 있어주면 참 좋은데....
날씨 때문에 찔끔찔끔 하다보니 연못정리도 다 안 되었고 막상 초청할려니
할 만한 인연도 별로없어 미루는 새 원두막 준공식도 포기해야 할까보다.
희미한 인연에 미련두는 것 보다 새 원두막과 인연이 있는 누군가가 오시는 날
그날이 준공식 날이 되려니 하고....
비는 내리지 않지만 착 가라앉은 구름이 안개되어 땅에서 노는 탓인지
느닷없는 인연의 무상함에 가슴이 쓰려온다.
이럴 땐 일로 때우든지 술로 때우든지 둘 중 하나인데 두가지 다
나를 기다리고있다.
연못 정리나 좀 더 하다가 오랜 인연으로 묶어 진 초등학교 동기생 저녁모임이 있는
읍내에 나가 술이나 한잔 하면서 인연의 구수함을 즐겨야 겠다.
어쩌면 질긴 인연의 족쇄보다는 짧은 인연의 상큼함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그것도 소중한 인연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