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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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베게 만들기는 틀렸나.... 1288.

혜 촌 2009. 10. 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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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지나가는 태풍 탓으로 비는 안 오고 바람만 디립다 불어제껴

내 나이나 비슷해진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잘라내면 또 나오고를 수십번 반복하는 부추가 맛있게 생겨서 한 웅큼

잘라 놓으니 은근히 막걸리 생각이 난다.

부추전 해서 안주하면 기똥찬데....

 

몸에도 좋다지만 겆절이에 나물에 전으로 다양한 요리가 가능한 부추는

산촌에선 없어서는 안 될 채소다.

손님이 오거나 마땅한 반찬이 없을 때 요긴하게 쓰이니까.

 

이왕 바람이 부는김에 비도 좀 와주면 잘라 낸 부추들이 금방 또 새순을 내밀고

배추나 무우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낀데 하늘보니 비 오기는 날 샜다.

하긴 바람 덕분에 감나무 잎이 많이 떨어져서 노란 감 만 달린 모습이

완연한 가을임을 느끼게 해 주지만...

 

가을은 깊어가는데 쑥부쟁이나 구절초는 지천으로 피어 장관을 이루지만

정작 내가 찾는 감국(甘菊)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를 않는게

아마 금년에도 국화베게 만들기는 틀렸나 보다.

 

작년부터 갑자기 안 보이기 시작한 감국인데 소문에는 동네 몇몇 집에서

국화차 만들어 판다고 아예 뿌리채 캐다가 밭에 심어두고 재배를 한다나....

 

노란 국화꽃이 지천에 널렸던 들녘에 흔적도 없는 걸 보니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인다.

욕심인게지... 자기네만 자연을 이용해 돈 벌려고.

 

그렇다고 나까지 동참해서 국화뿌리 캐러 다니기는 뭣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