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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눈에 보인다.
해마다 오는 가을이건만 유독 올해 가을이 더 외롭다고 느껴지는 건
듬성듬성 피어 난 구절초의 애잔함 때문인지 기나 긴 여름동안
선녀맞이를 한번도 못해서인지 알 수가 없다.
새 원두막도 지어 놓았는데....
가을이 오면....
김장배추, 무우 키우고 잡다한 채소들 수확해서 갈무리하는 일상적인
일 보다는 알밤 줍고, 다래 따고, 으름 먹는일에 더 신경이 쓰이는 거 보면
아직 철 들기는 아득한 하 세월인가 보다.
게다가 작년에 못 만들었던 국화베게 만들 생각까지 하고있으니....
가을 가믐으로 유난히 감국(甘菊)이 적었던 지난해에 비해서 올해는
비가 넘칠 정도로 충분히 내렸으니 감국이 많이 피어날꺼라 짐작은 하는데
꿈을 이룰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까지 있어면서도 세번밖에 못 만들었으니....
나뭇꾼이 농사나 나무는 안 하고 늘 딴짓 할 궁리만 하고있으니
도끼자루가 썩어도 모르는데 이런 나뭇꾼 믿고 찾아 올 선녀가 있을리가 없지.
국화베게에 뿅~ 갈지는 몰라도....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