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카테고리 없음

거의 말기 증상이 아닐까?.... 1480.

혜 촌 2010. 6. 9. 22:00
728x90

 

 

지붕에 황토흙을 올렸더니 황토방 천장 모습이 서서히 나타난다.

오늘은 한 면 밖에 못 올렸지만 내일이면 나머지 오른쪽도 다 해결이 될 것 같은데

작업의 강도가 보통이 아니다.

연약한(?) 집사람이 바닥에서 황토를 한 바케스씩 들어다 지붕위로 올려주면

그놈을 받아 지붕위에서 틈새를 메꿔가며 차곡차곡 깔아 나가는데

무게 보다도 더 무거운 건 집사람이 힘들어 어쩌나....다.

 

머리속으로 그려보는 황토 흙집과 실제상황으로 직접 만드는 차이는

설계의 문제보다는 작업의 강도를 누가 감당하느냐....다.

인건비를 충분히 계산해서 예산을 세우면 그 힘든 작업들을 인부들이 책임지겠지만

재료비 보다 더 비싸고 표티가 안나는게 인건비라 흙집 지을때는

무모한 용기가 건축비를 절감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몸으로 때우면 지갑이 두둑하고 지갑으로 때우면 몸이 편하기는 하지만....

 

지붕에 올릴 황토 1톤과  방수필름, 그리고 굴뚝에다 합판, 이것 저것 사는데

73만원이라 계산을 할려는데 지갑이 없다.

분명히 있어야 할 내 지갑에는 신용카드 4장을  비롯한 현금도 만만찮게 들었는데

사람 확~ 돌아버리는 순간이다.

평생에 처음 당하는 꼴이라서 더 더욱 당황하고....

부랴부랴 은행에 전화해서 신용카드 지불 중지부터 시키고

집사람 돈으로 계산은 마쳐 배달은 받았지만 제 정신 아닌 혼수상태(?)로 농장에 오니

거실에 터억! 버티고있는 악어가죽 지갑.....ㅎ

 

정신이 이 정도면 치매 초기증상이거나 일에 찌들렸거나 둘 중 하나인데

아직도 선녀를 기다리는 거 보면 거의 말기 증상이 아닐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