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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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낭콩 보다 더 붉은 그리움이.... 1236.

혜 촌 2009. 8. 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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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얼라"서는건지 갑자기 양대(강낭콩)밥이 먹고 싶어졌다.ㅎ

항상 그렇지만 없는 거 빼고는 다 있는 우리 밭에서 잡초와 강남콩의

숨바꼭질을 뒤 따라 다니며 찾아 낸 양대가 적당하게 잘 익었다.

 

굵고 빨간색 윤기가 나는게 가장 잘 익었고  덜 빨간 순으로 덜 익은거다.

하얀 건 한참 덜 익었지만 작고 검붉은 빛이 나는 건 너무익어

물에 불려야 밥에 넣어 먹을 수 있는거고....

 

심을때는 고랑에 줄 맞춰서 잘 심어 두었다가도 수확할 때 돼서 찾어면

잡초에 가려 어느구석에 어느놈이 있는지 헤멜때가 많은데

아직도 찾아야 할 놈들이 제법있는데 불러도 대답이 없다.

방울토마토에 조선오이, 가지.....

 

농약은 물론 제초제도 사용 안 하면서 심어만 놓고는 풀을 안 메 주니

그 풀속에서 안죽고 살아있음이 모세의 기적이나 다름없다.

하긴 풍를 안 메주는게 아니라 바빠서 못 메주는거지만....ㅎㅎ

 

그래도 내가하는 짓이 기특한지 자연은 때 맞춰 저렇게 곱게자란 먹거리들을

내게 안겨주는데 내가 돌려 줄 것은 아무것도 하지않고 기다려주는 일 뿐이다.

크고 작고, 많고 적음이 아니라 주어지는만큼 만 먹으면 되니까.....

 

강낭콩보다 더 붉은 그리움이 맴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