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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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꽃차 함께 마실 선녀가.... 1483.

혜 촌 2010. 6. 1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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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소녀같은 감 꽃이 피었다.

내가 황토집 짓는다고 바쁜 탓인지 종 잡을 수 없는 기후 탓인지

언제 피었는지도 모르게 피었는가 싶더니 오래있지도 않고 후루룩 떨어져 버린다.

아침이면 감나무 밑이 하얗게....

 

자세히 보면 감꽃도 작년보단 훨씬 적게 피었고 감 잎은 오히려 더 무성하다.

아마 금년엔 감 흉년이 들려는지 모르겠다.

하긴 작년같은 감 풍년에는 처리를 못해 고추장과 된장에 담궈 둔 감 장아찌가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으니 감 풍년이 들어봐야 처치곤란일 뿐이겠지만....

 

그래도 한가닥 희망을 가지는 건 황토방이 완공되고 선녀들이 하강을 시작하면

토속적인 밑 반찬으로 또는 떠날 때 봉지봉지 싸 보내는 즐거움은 남아있기 때문인데

처음으로 담궈 본 작년 감 장아찌는 너무 엷게 썰기도 하였지만 많이 말린다고

오래 건조시킨 탓에 좀 무른게 험이라면 흠이다.

그 대신 반 홍시같은 단맛은 좋지만...

 

터질 것 같은 건강한 청순미가 가득한 저 감꽃이 빨갛게 홍시가되고

저 푸른 감잎에 단풍이 물드는 어느 가을 날 황토방 툇마루에서

감꽃차 함께 마실 선녀가 그립다.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