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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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적삼에 노란 그물치마를 입은.... 1615.

혜 촌 2011. 6. 2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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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따라 온 비가 산속에는 얼마나 많이 왔는지

산수 호스가 끊어지고 돌과 자갈로 꽉 막혀있다.

한참을 용을 써봐도 뚫리지는 않아 인근에 비상용으로 두었던

다른 호스로 새로 연결 해 놓으니 맑은 산수가 호스속으로

기똥차게 빨려 들어간다.  

 

그래도 혹시나 호스 중간에 공기가차서 수량이 찔찔거릴까봐

중간중간 연결캡을 점검하며 내려오는데

비 온뒤라 그런지 묘하게 생긴 버섯을 발견했다.

 

꼭 갈색 적삼에 노란 그물치마를 입은

여인의 모습같은데 참 예쁘다.

 

여기저기 서너개가 있는데 원래 버섯은 예쁠수록

독버섯일 가능성이 높다기에 사진만 찍어왔다.

억수로 귀한 좋은 버섯이라면 다시 올라가서 따 오면 되니까...ㅎ

 

막힌 산수를 해결하고 나니까 속이 후련한데

장마에 잡초가 키대로 자란 밭 고랑을 보니 또 속이 갑갑해져

비가 그치는데로 예초기로 작업을 해야 되겠다.

 

이거 하고나면 저거 또 해야하는 산촌의 일상이

어느정도 익숙해 질 때도 되었는데 아직도 할 때 마다 

부담스러운 걸 보면 영원한 초보 농사꾼이거나

육신을 지탱해 주는 정신이 많이 풀렸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