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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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마음보다 보내는 마음이.... 1065.

혜 촌 2008. 12. 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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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눈 내린 어느겨울

합판으로 만든 저 움막에서 시작한 산촌생활이

올 해도 사흘 남았다.

 

세상을 피해 들어 간 것도 아니고

한 몫 잡으려 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단지 남아도는 도시의 시간이 아까워 미래를 가꾸기 위해서였는데

벌써 강산이 바뀌는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합판 움막이 스라브 집으로 변했고

느티나무가 자랐을 뿐이고

우거진 잡초는 예나 지금이나 꼭 같다.

내 마음 처럼....

 

흘러 간 순간 순간을 함께 살았던

많은 생명들의 모습이 흑백사진 처럼 떠 오른다.

강아지, 닭, 토끼, 거위, 청둥오리, 염소, 거북이....

 

세월따라 모습은 사라졌지만

그 흔적은 아직도 내 가슴에서 살아 숨쉬는 곳

산촌에 해가 저문다.

또 한 해가....

 

가는 마음보다 보내는 마음이 더 아름다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