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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눈 내린 어느겨울
합판으로 만든 저 움막에서 시작한 산촌생활이
올 해도 사흘 남았다.
세상을 피해 들어 간 것도 아니고
한 몫 잡으려 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단지 남아도는 도시의 시간이 아까워 미래를 가꾸기 위해서였는데
벌써 강산이 바뀌는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합판 움막이 스라브 집으로 변했고
느티나무가 자랐을 뿐이고
우거진 잡초는 예나 지금이나 꼭 같다.
내 마음 처럼....
흘러 간 순간 순간을 함께 살았던
많은 생명들의 모습이 흑백사진 처럼 떠 오른다.
강아지, 닭, 토끼, 거위, 청둥오리, 염소, 거북이....
세월따라 모습은 사라졌지만
그 흔적은 아직도 내 가슴에서 살아 숨쉬는 곳
산촌에 해가 저문다.
또 한 해가....
가는 마음보다 보내는 마음이 더 아름다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