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村日記

산촌의 어느 날 밤 ....

혜 촌 2022. 8. 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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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가 춤을 추는 한 여름밤

느티나무 아래 놓인 평상에서 마른 쑥 모깃불 삼아

지나가는 솔 바람에 더위를 실어 보내는 일

이보다 더 좋은 피서가 어디 있으랴만

귀농하고 5년 차 까지는 저 풍경에 당연히 삼겹살 굽는 그림과

대여섯 명의 그림자가 어른거렸겠지만 그리고 5년,

또 5년이 지날 때마다 사라져가는 삼겹살과 인연의

그림자들은 사라지고 남아있는 건 그대, 그리고 나 ....

함께 늙어가는 느티나무와 평상, 빛바랜 둥근 보안등이

세월의 흑백사진이 되어 매미 울음소리에 묻힌다.

산촌에 살면

처음엔 도시의 인연과 함께 살아야 하고

새로운 산촌의 인연과 도시 인연의 융합이 될 듯하다가

어느 사이 사라져 가는 도시 인연의 냉혹함을

산촌의 자연이 다 품어주고 있음을 알게 된다.

바람 불어 좋은 산촌의 어느 날 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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