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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슥 처음부터 막걸리만 사 오지.... 1622.
혜 촌
2011. 7. 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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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두 병에다 맥주 다섯 병
부산 후배놈이 오랫만에 들리면서 사 온 술인데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서 슬슬 마시다 보니
같이 온 두 친구는 떨어져 버리고
후배놈을 지독히 좋아하는 선녀 만 옆에서 시중을 드는데
애초부터 선택을 잘못했지 평상에서 먹는 술이란게
맥주가 어디 당키나 한 건가?...
동네 가게에서 먹걸리 다섯병을 더 사 와서야
제대로된 풍류를 느끼는데
지놈들이 가지고 온 오징어 구이는 뒤로 제끼고
집사람이 만들어낸 호박부침과 가지찌짐에다
고랑에가서 직접 따다 대령한 풋 고추랑 방울 토마토가
산소 덩어리채로 불어오는 저녁바람에
다 날려 갈 즈음 "행님 가께요" 다.
느티나무 아래 시원한 바람부는 어느날
느닷없이 찾아 온 젊음과 함께 보낸 짧은 시간이
긴 여운으로 남는다.
"짜슥 처음부터 막걸리만 사 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