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村日記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혜 촌
2020. 12. 12.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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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농사지으면서 제일 싫어하는 게
밭고랑에 비닐 씌우는 거다.
땅이 얼마나 갑갑하고 숨 쉬기 어려울까?... 싶어서
그런데 비닐을 안 씌우면 잡초가 농작물보다
더 잘 자라니 밭고랑 풀메기 싫어서
어쩔 수 없이 씌웠지만 오늘 벗겨 주었다.
고생했으니 편안히 숨 좀 쉬라고....
저 비닐이야 동네 쓰레기장에 모아두면
면 사무소에서 가져 가지만
숨 쉬라고 벗겨 준 비닐이 어쩌면
땅의 이불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숨 쉬기가 좋아졌는지 갑자기 홀라당 벗겨
찬바람에 감기나 들지 않을지
씨잘데기 없는 혼자만의 걱정에 바람만 더 분다.
홀라당 벗기운 땅..
차라리 네 모습이 아름답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자연 그대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