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늑대에게 영악한 여우가.... 1478.
침대 방 바닥에 가득 널려있는 요놈들이 간과 폐를 해독하는데 특별한 효능이있고
담배처럼 돌돌 말아피면 두달이내 담배 맛이 없어져 금연도 가능하다는
신비의 약초잎이 아니라 흔해빠진 망개 잎이다.ㅎ
저 푸른 열매가 빨갛게 익어면 심심풀이로 따 먹기도 했고
"망개~~ 떡!!"이라며 깊은 밤 도시의 골목길을 누비던 그 처량한 목소리에 이끌려
사 먹었던 찹쌀 떡 비슷한 그 떡에 입혔던 껍질이 저 망개 잎이다.
저 잎들을 말려서 돌돌말아 담배처럼 피우면 그렇게 몸에도 좋고
담배도 끊을 수 있다는 어느 책에쓰인 이야기를 신앙처럼 믿고 틈 만 나면
망개잎을 따다가 말려주는 집사람의 정성도 갸륵하지만 저게 또 정력에 그렇게 좋다니
안 피울수도 없고 피워보면 연기가 한꺼번에 들어 와 감당이 불감당이라
뒤켠의 오죽 대나무로 파이프를 만들었다.
아예 긴 놈과 짧은 놈 두 가지로....
처음 만들어 피워보니 구멍이커서 연기 들어오는게 마찬가지라
큰 구멍에 다시 작은 대나무를 박아 이중으로 만들어 피우니 한결 부드러운데
그래도 담배 맛 따라갈려면 맨발로 달려도 사흘은 더 따라가야 할 것 같지만
건조 정도를 좀 더 조절하던지 마도로스 파이프 같은데다 부벼넣고 피우면
훨씬 풍미가 나을 것 같기도 하다.
아름아름으로 소개받아 산 책을 보고 책대로 실천하려는 그 마음이야 왜 모러랴마는
인생살이가 책대로 살아서는 항상 쪼들린다는 걸 뻔히 경험한 늙은 늑대에게
영악한 여우가 이길지는 두고 볼 구경거리다.ㅎ
우쨌거나 정력에 좋다는데 안 피워 볼 남자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