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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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일기 첫 회

혜 촌 2005. 3. 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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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오고있나 보다

유난히도 자주 내린 눈 때문에 얼어버린 고로쇠물 호스에서

똑똑 수액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같으면 벌써 끝나야 할 시기지만

올해는 이제야 시작하는 걸 보면

겨울이 가기 싫은걸까?

봄이 오기 힘든걸까......

 

오고 가는건지 가고 오는건지

시작과 끝이 뒤엉킨 혼돈의 계절속에

영혼의 목마름은 자연과 벗하고 지내지만

육신의 목마름은 기댈 곳 없는 산촌의 일상

묻혀버린 추억의 조각들을 뒤적이며

새싹처럼 돋아 날 내일을 기다린다

 

과거에 묻히면 미래가 없고

오늘에 충실하면 내일을 살찌울 수 있는데

어제의 아쉬운 안타까움에 오늘도 몸부림치는

내 영혼의 봄은 언제나 올까?

 

봄이 오면

주어진 오늘을 사랑하고 아끼며

삶의 전부를 바치려 한다

어제를 겨울에 묻어면서.....